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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아끼시는 생명 앞에서

말씀의 숲 주제호 01 · 《돌아옴과 환대》 · 깊은질문실에서 이어지는 글

나는 하나님의 긍휼을 기뻐하는가, 아니면 그 긍휼이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향할 때 불편해하는가?

나는 하나님의 긍휼을 기뻐하는가, 아니면 그 긍휼이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향할 때 불편해하는가?

하나님의 긍휼 앞에서 분노한 선지자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피해 달아났다가 건짐을 받고 다시 니느웨로 보냄받았습니다. 니느웨는 본문에서 심판 경고가 필요한 악한 성읍으로 제시됩니다. 그러나 요나의 선포를 들은 사람들이 돌이키자 하나님은 예고하신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요나 4장은 이 장면을 기뻐하는 선지자가 아니라 크게 불쾌해하고 분노하는 선지자를 보여 줍니다. 요나는 하나님의 은혜롭고 자비로운 성품을 몰라서 화를 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긍휼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향한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하나님은 요나를 즉시 폐기하지 않으십니다. 그의 분노가 옳은지 물으십니다. 이 질문은 요나가 품은 감정을 무시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의 분노가 무엇을 아끼고 무엇을 외면하는지 하나님 앞에서 살피게 하는 질문입니다.

바른 고백과 닫힌 마음

요나의 문제는 잘못된 교리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은혜롭고 자비로우신 분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베풀어진 자비와 자신이 원하는 대상에게 향한 자비는 받아들여도, 자신이 싫어하는 대상에게 향한 자비는 불편해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면서 그 은혜가 향할 대상을 스스로 정하려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받은 용서는 크게 여기면서 다른 사람에게 열린 회개의 가능성은 작게 볼 수 있습니다. 바른 신앙 고백과 실제 마음 사이에 거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요나는 성읍 밖에 자리를 잡고 성읍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봅니다. 본문은 그가 자기 판단의 승리를 확인하려 했다고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는 돌이킨 성읍과 함께 기뻐하기보다 성 밖의 관찰자로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도 요나를 버리지 않고 질문하십니다.

정의에 대한 갈망과 상대의 파멸을 바라는 마음은 쉽게 섞일 수 있습니다. 악을 악이라고 말하고 책임을 요구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상대가 무너지는 것만을 정의의 완성으로 여기며 회개와 변화의 가능성을 미리 닫는다면, 우리는 생명을 아끼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은 악을 선하다고 부르는 승인이 아닙니다. 니느웨의 돌이킴이 먼저 기록되고 하나님이 재앙을 거두셨다는 순서를 지워서는 안 됩니다. 회개는 심판 경고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경고가 지향한 돌이킴의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바르게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생명까지 아끼시는 하나님의 마음 앞에서 자신의 경계를 다시 살펴야 합니다.

두 종류의 아낌

하나님은 박넝쿨과 벌레와 뜨거운 바람을 통해 요나의 마음을 드러내십니다. 박넝쿨이 그늘을 만들어 주었을 때 요나는 크게 기뻐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라지자 다시 죽기를 구할 만큼 분노합니다.

요나가 박넝쿨을 아낀 것은 그 식물이 자신의 수고로 자랐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유익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 지점에서 요나의 아낌과 자신의 아끼심을 대면시키십니다.

요나의 기쁨과 분노는 자기 편안함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합니다. 반면 하나님은 심판을 경고하시면서도 돌이키는 생명을 아끼십니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까지 언급하시는 마지막 질문은 하나님의 아끼심이 요나의 좁은 효용 기준보다 넓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이 표현을 현대 생태 정책으로 곧바로 확대할 필요는 없지만, 하나님이 성읍의 많은 생명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신다는 본문의 강조는 보존해야 합니다.

누가복음 15장의 큰아들도 다른 이에게 베풀어진 환대 앞에서 잔치 밖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요나와 큰아들을 동일한 인물 유형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두 본문은 서로 다른 역사적·문학적 자리에서,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진 은혜를 기뻐하지 못하는 마음을 비추는 주제적 공명을 이룹니다.

책은 요나의 대답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열린 결말은 독자가 요나를 멀리서 비판하는 데 머물지 못하게 합니다.

하나님의 마지막 질문은 우리에게 넘어옵니다. 나는 무엇을 크게 아끼며, 누구의 회복은 작게 여기고 있습니까?

《말씀의 숲》 주제호 01 『돌아옴과 환대』 앞표지

Book Connection

돌아옴과 환대

이승주 · 퍼플 · 118쪽 · 말씀의 숲 주제호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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