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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에서, 누구를 기다리는가
돌아옴을 말하려면 먼저 사람이 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숨은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시는 하나님
돌아옴을 말하려면 먼저 사람이 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기 두려워 숨고, 어떤 사람은 수치 때문에 얼굴을 들지 못합니다. 관계가 무너진 자리에서는 다시 문을 두드리는 일조차 쉽지 않습니다.
창세기 3장의 인간도 하나님께 곧장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나무 사이에 숨었습니다. 죄를 지은 뒤 인간의 첫 움직임은 귀환이 아니라 회피였습니다.
돌아오는 대신 숨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자신들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스스로 몸을 가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두려움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소리를 듣자 그들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보다 몸을 감추었습니다.
사람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잘못 자체보다 그것이 드러나는 순간을 더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결과를 말하면서도 자신이 한 일을 곧바로 인정하지 못하고, 설명과 변명 뒤에 머물기도 합니다. 창세기 3장은 인간의 이런 숨음을 꾸미지 않고 그대로 보여 줍니다.
하나님이 먼저 말을 거셨습니다
숨은 인간에게 먼저 말을 거신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부르시고 그가 어디에 있는지를 물으셨습니다.
이 질문은 죄를 없던 일로 만드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어지는 질문을 통해 불순종을 드러내고 책임을 물으십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진실을 피하게 하는 위로가 아니라, 숨어 있는 사람을 대면과 응답의 자리로 불러내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질문을 차가운 추궁으로만 읽을 수도 없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피해 숨었지만 하나님은 침묵으로 그를 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죄를 묻기 전에 이미 하나님이 먼저 가까이 오셔서 말을 시작하셨습니다.
책임을 물으시면서도 입히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책임을 물으시고 죄의 결과를 그대로 두셨습니다. 인간은 동산 밖으로 나가야 했고, 잃어버린 평온을 즉시 되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판결이 내려진 뒤에도 하나님은 인간의 취약함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남자와 여자를 위해 가죽옷을 만들고 직접 입히셨습니다. 인간이 스스로 만든 가림과 달리 하나님이 그들의 몸을 덮어 주셨습니다.
본문은 이 옷을 최초의 속죄제사라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대속을 직접 가리키는 표지라고 확정할 수도 없습니다. 창세기 3장이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은 더 절제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죄의 책임을 없애지 않으시면서도 판결받은 인간을 돌보는 일을 완전히 거두지 않으셨습니다.
은혜는 죄를 부정하는 일이 아니며, 책임은 돌봄을 철회하는 일이 아닙니다. 창세기 3장에서는 이 두 가지가 함께 남아 있습니다.
돌아오라고 말하기 전에
이번 호는 돌아옴과 환대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성경의 첫 인간은 스스로 길을 찾아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먼저 하나님이 숨은 인간에게 다가가 말을 거셨습니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돌아오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가. 책임을 요구하면서도 사람을 수치로 파괴하지 않는가. 상처 입은 사람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문턱을 준비하고 있는가.
하나님의 부르심은 죄를 감추도록 허락하는 말이 아닙니다. 동시에 사람을 위험한 자리로 밀어 넣는 명령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숨은 인간을 진실과 책임의 자리로 부르시면서도 그의 취약함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읽을 때 기억할 경계 — 이 본문의 '숨음'은 죄를 감추는 인간의 반응을 말합니다. 폭력과 학대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행동을 정죄하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